[ 예술 다시읽기 #1 ] 작품에 스며든 욕심의 무게 덜어내기

2019년 그리고 2020년 6월까지 예술 월간지 <몸>에서 예술에 대한 생각과 이야기를 담는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아무래도 예술가들에게 집중 되어있는 월간지 이다보니 글이 다소 심오한 느낌이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예술가의 입장에서 월 1회의 글을 써 내려가면서 작업을 하면서 집중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 써 내려가거나 혹은 글을 쓸 당시에 흐름과 상황에 맞추어 글을 써내려 가기도 했습니다. 2020년 6월에 쓴 글을 다시 읽어보니 그 당시에도 여전히 존재하던 코로나19 감염증의 상황이 기반이 되어 예술 활동을 하고 있었다는 것을 다시 떠올리기도 했네요.

예술이라는 것은 너무나도 솔직한 작업이기 때문에 작품을 만드는 순간의 예술가가 가진 감정, 상황, 생각이 모두 담겨 작품에 녹아듭니다. 결코 거짓말을 할 수 없는 것이죠. 힘이 너무 들어가면 예술을 느끼는 관객에게도 그 힘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작품을 멋지게 이뤄내고 싶은 욕심을 덜어내야 관객은 부담 없이 예술을 느끼게 됩니다. 욕심을 덜어내고, 무게를 덜어내는 이야기를 담았던 글입니다. 글의 메인 주제는 예술작업이지만 우리의 일상에도 반영할 수 있는 부분이기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글이 아닐까 싶습니다. 🙂


  • 이 글은 월간지 <몸> 2020년 6월호에 기고된 글입니다.

작품 제작 과정에서 어려운 부분 중에 한 가지는 작품의 무게중심을 잡는 일이다. 나로부터 파생되는 작품이라면 그 작품의 무게중심을 잡는 것이 더욱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만이 알고 있는 욕심의 양이 있다. 그 욕심의 양은 나 자신만 알고 있으며, 비로소 작품이 완성되어 발표되고 난 후 객관적인 눈으로 볼 수 있는 시기가 되었을 때 작품의 실제 무게를 파악할 수 있다. 물론 욕심은 계속해서 작품을 만들 수 있는 원동력을 제공하기도 하지만 마치 일정한 양을 담을 수 있는 컵에 많은 물을 담으면 흘러넘치듯이 과한 욕심은 작품의 기둥을 무너뜨리기도 한다.

과거의 나로부터 욕심의 그릇을 넓혀온 현재의 나의 작품을 위해, 그리고 미래의 나의 예술적 작품을 위해 욕심을 조절하는 방법이 있을까? 이에 대한 명확한 정답은 없지만 조금이나마 이를 도울 수 있는 나름의 보편적인 방법이 있을 것이다.

  1. 잠시 작품에 “거리두기”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를 통해 우리는 사람 간의 거리를 두고 있다.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거리두기를 실행하고 있지만 오히려 이를 통해 사람과 사람 간에 이루어지는 감정과 소통에 대해 다시 한번 돌이켜 생각해보는 기회를 얻기도 하였다. 만들고 있는 작품에 욕심이 덜어지지 않고 계속 채워지고 있는 것이라면 지금의 거리두기와 같이 작품과 나 사이의 거리를 두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작품과 나 자신의 거리두기에서 우리는 미처 생각지 못한 디테일을 발견하기도 한다. 이는 거리를 둠으로써 비로소 발견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 순간이 바로 본인의 작품을 객관화되어있는 시점에서 관찰할 수 있는 타이밍인 것이며 어쩌면 가장 가까이 위치해있던 가장 기본적인 생각과 초심을 일깨워 주는 과정인 것이다. 작품은 자신을 표현하기 위한 수단이지만 동시에 생각을 전달하는 매개체이다. 거리를 두는 과정이야말로 작품의 주인에게 매우 필요한 과정이다.

지금의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의 거리두기를 떠나 실제 연극과 미술치료에서 거리두기(Distancing)라는 개념이 존재한다. 자신의 생각과 감정이라는 강력한 정서로부터 거리를 유지하여 자신을 객관화하는 과정이다.

  • 다른 예술장르를 “관찰하기”

  거듭된 변화의 시기를 거쳐 많은 작품들이 자신의 장르에 집중하지만 타 예술장르의 영향을 많고 탄생하는 작품들이 많아졌으며 그만큼 생각의 다양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자신의 주된 장르에서 파생되는 작품일지라도 타 예술장르에 대한 관심과 관찰이 필요하다. 한 장르의 깊이를 표현해야 하는 작품 외에 대부분들의 작품들은 자신이 가진 하나의 장르에서만 활동을 영위할 수 있는 시기에서 벗어나고 있다. 표현하는 작품은 내가 가진 장르에서 시작되지만 그 안에 다양성을 만들어내는 영감은 수많은 타 예술장르에서 발견하기도 한다. 타 예술장르가 가진 생각이 내가 가진 장르에서는 절대 할 수 없음이라는 생각의 단절이 아닌 타 예술장르를 통한 영감을 가지고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시도, 실험하는 과정은 작품의 색을 더하여 나의 작품, 장르에서도 행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2020년 마지막 프랑스 파리의 여행에서 작품을 보고 기록하던 아이

  관찰은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언급하는 용어이기도 하다. 그중 철학에서는 관찰을 통해서 우리는 어떠한 목표에 대해 추구할 수 있는 계기와 목적을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 역할을 “나누기”

  작품을 지속적으로 생각하고 만들어나감에도 불구하고 욕심이 덜어지지 않는다면 작품과 연관된 일들을 내 손으로 너무 많이 잡아두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한 번쯤 돌이켜 생각을 해보는 것도 욕심을 덜어낼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이다. 현실적인 문제인 시간이라는 것에 한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의 욕심이 수많은 것을 잡고 있는 것이 아닌지 정리를 해보는 시간도 필요하다. 하나의 작품이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 행해야 하는 일은 무수히 많다. 작품 제작을 떠난 기획과 홍보, 그리고 이 외에 작품에 필요한 전문적인 요소들 또한 작품을 위한 작업인 것이다. 다양한 제작 파트에는 그 분야에 따른 훌륭한 전문가들이 있다. 그들에게 자신의 작품에 대해 충분히 설명을 하고 그들의 역량과 생각을 공유하고 받아들이며 함께 만들어 나아가는 것으로 작품에 대한 욕심을 덜어낼 수 있다. 제작 파트보다 더 디테일하게 나눈 역할의 분담이 필요하다면 작품을 위한 역할을 분배하는 것도 매우 좋은 방법이다. 위의 거리두기와 관찰하기가 내면의 욕심을 비울 수 있는 방법이라면 지금의 나누기는 외적으로 현실적인 욕심을 덜어낼 수 있는 과정이다.

  예술은 가능성을 열어두고 많은 것을 표현하는 장르이다. 없는 것을 존재하게 만들고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들 수 있는, 오감을 떠나 육감이 필요한 장르이다. 예술 속에서 탄생하는 작품은 우리의 생각을 말하고 대화할 수 있는 표현 수단인 것이다. 그만큼 예술가는 다양성과 가능성을 가지고 작품을 만들어 가야 한다. 아집과 탐욕으로 만들어진 작품이 아닌 고집과 욕심으로 만들어지는 좋은 작품들이 앞으로도 많이 탄생하길 기대해본다.

작성자 : 작곡가 양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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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술 다시읽기 #1 ] 작품에 스며든 욕심의 무게 덜어내기

yangsunyong

beCODE Creative Director & Compos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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